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쓰는 법, 음악에서 배웠다” (서울경제, 2021. 5.26)
美인사이드후크서 인터뷰
-중요한 건 내용이 아닌 움직임
-美 아시아계 혐오 확산 이유는, 中이 미국 경제 위협하기 때문
“내가 소설 쓰는 것에 대해 알고 있는 대부분은 음악에서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세계적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사진)는 25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인사이드후크에서 미국 작가 션 윌시와 인터뷰를 갖고 글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라 움직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루키는 이날 인터뷰에서 “물론 내용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움직임”이라며 “만약 당신이 글을 잘 움직이게 쓸 수 있다면 내용은 스스로 잘 흘러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처럼 소설도 제대로 된 흐름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아시아계 혐오 범죄에 대해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 심리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했다. 하루키는 “내가 1991냔 매사추세츠에 살 때 주민들이 일본 차를 때려 부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며 “일본이 미국 경제에 위협이 된다고 봤기 때문인데 지금은 그 자리를 중국이 차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자신을 어떤 특정 이념과 관련 짓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표현했다. 하루키는 “나는 살아가면서 특정 이념과 거리를 둬 왔다. 굳이 설명하면 ‘아무 것도 아닌 주의자(anythingist)’라 할 수 있다”며 “내가 하려는 것은 내가 쓰는 이야기들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경멸 당하지 않게 해 주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루키는 대중에게 끌려 다니는 글을 쓰지는 않겠다는 의지도 함께 피력했다. 그는 “나는 소설을 쓸 때 여론을 따른 적이 없다”며 “만약 내달 혁명이 일어나고 반역자로 체포된다 하더라도 내 삶을 즐기겠다”고 덧붙였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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