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도시 인천으로 가는 여정] 5. 음악도시 인천, 그 뿌리인 라이브 공간(버텀라인 허정선 대표)-인천일보 2021. 10. 24일자
오랜시간 음악인들 교류의 장, 존재가치 높이는 사업 마련을
인천은 중구 개항장과 부평 미군 부대를 통해 음악적인 문화 유입과 형성이 이루어진 곳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뿌리내리며 90년대 중반까지 연주자와 밴드가 왕성하게 활동한 지역이기도 하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 감상실, 음악 카페, 나이트클럽 및 스쿨 밴드와 음악 연습실 등 활동이 곳곳에서 이뤄졌었다. 하다못해 인천은 분식점이란 공간까지 DJ가 신청곡을 받아 음악을 들려주던 곳이었다. 많은 어린 학생들이 음악을 들으며 쫄면을 먹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 후 많은 음악인이 인프라가 형성되어가는 서울 홍대 등으로 옮겨갔고 인천은 옛날의 명성만 안은 채 몇몇 남아 있는 음악 공간들이 수십 년째 그 명맥을 지켜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남아 있던 지역 뮤지션들에게는 음악 놀이터가 되어주었고 새로운 루키 밴드들이 이곳에서 음악의 꿈을 키웠으며 떠나있던 연주자와 밴드가 소환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인천의 자랑이 된 트라이포트에서 펜타포트로의 음악 축제가 이어지고, 송도 케이팝 도시 등 변화하는 음악도시 붐업 조성이 형성되어 온 것에는 이런 라이브 공간들이 버티고 함께한 부분이 조금이나마 일조한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하며 최근 인천 여러 지역에 라이브클럽과 음악 카페 증가에도 힘이 되었다고 본다.
드디어 2020년에는 인천시가 ‘음악도시, 인천’을 선포하는 감격스러운 날을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난 2년 가까이 음악도시, 인천의 플랜에 지역 음악 공간들의 존재 가치를 위한 현실성 있는 사업과 아카이빙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문제 제기는 하루 이틀의 이야기가 아니었음은 거론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음악적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인천지역 음악 공간의 가치가 관의 행사성 사업과 소모적 가치로 소비되거나 방치되는 우를 반복적으로 범할까 걱정되는 부분이다.
인천은 타 도시에서 보기 드문 역사성을 갖은 음악 공간들이 현존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 문화 가치 자산이다. 이들 음악 공간들은 부족한 환경에서도 오랜 시간 동안 음악인들과 교류하며 신뢰를 만들어 갔기에 유명 연주자와 밴드가 찾아 주고 다양한 공연을 유치하는 공간으로 함께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연주자와 밴드들의 연간 무대 활동은 실제 라이브클럽들이 주 무대이자 앨범 발표와 데뷔 무대도 상당 부분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라이브클럽 무대에서 선사하는 뮤지션들과 관객과의 자유롭고 가까운 소통은 모두에게 감동의 시간을 선물로 준다. 이것이 사람들을 동네로 이끌고 놀게 하며 위안을 주는 라이브 음악 클럽의 힘인 것이다.
코로나로 전국의 많은 라이브 공간들이 문을 닫았다. 인천의 음악 공간들도 예외는 없다고 생각한다. 함께 지킬 묘안이 절실하다. 공공성을 갖고 있지 않으나 사회적인 역할에 책임을 갖고 의무를 다해온 라이브 공간들과 지자체는 무엇으로 상생을 도모할 것인지, 오프라인 거점의 사회적 의미와 역할은 무엇인지, 단순히 반복되는 음악 행사로 인한 에너지 소비를 막아 성장 에너지로 변환되기 위한 전력은 무엇인지, 진정성 있게 고민하고 전략적인 방법을 이끌어야 할 때이다.
음악도시, 인천 그 자리에 지역의 소중한 라이브 공간들이 존재하며 함께 이어나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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